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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은 좌경적으로 행동은 우경적으로 살려는 좌파. 현재는 브라질 상파울로에 거주하며 기러기 아빠 생활 2년 째. 총각때는 나를 찾는 여행, 현재는 아이들의 꿈을 찾아주는 여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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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 밑 줄 쫘악~~~/장정일의 공부'에 해당되는 글 4

  1. 2010.11.25 군대 폭력에서 사회 폭력으로
  2. 2010.01.25 한국인의 서구 콤플렉스
  3. 2010.01.23 한국 종교계의 이단적 교리
  4. 2010.01.21 박정희가 암살되지 않았다면

"한국 사회의 권위주의와 서열주의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 사회의 미만한 일상적인 폭력이 모두 군대로부터 기인한다. 군대에서 이루어지는 상습적 구타와 인격 몰수의 습성은 제대 후의 전역병에게 고스란히 체화되어 여성과 어린아이에 대한 남성의 가부장적 태도를 구축하고, 학교와 직장에서는 물론 사회관계 전체를 서열화 기계화된다." <장정일의 '공부' 중 22>


한국 우익의 폭력성 중 상당 부분은 자신의 군생활에서 직접 경험한 폭력에 기인한다고 본다. 그 좋은 예로 그들이 비슷한 군복에 우르르 떼지어 다님을 즐기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사실 저들의 폭력성의 근원은 레드콤플렉스에 상당히 기인하고 있다. 그러나 군생활에서 배운 일상적 폭력도 한 몫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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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대구로 내려오기 훨씬 이전에 방송가에서는 96년 전후로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등의 나라에서 귀화했거나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이 텔레비젼의 고정 출연자로 나와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한껏 부풀려 놓는 중이었다. 선진 서구 국가와 비교해서 별로 자랑할 게 없을 때, 우리는 단일민족이라는 궁색한 덕담으로 서로를 추켜 주며 살았던 한국인에게 그것은 당혹스러운 일인 한편, 은밀한 기쁨을 느끼게도 해 주었다. 다시 말해 그들의 존재는 '이제 우리나라도 외국인이 귀화해서 살고 싶어할 만큼, 잘사는 나라가 되었다'는 국가주의적 자신감을 누리게 해 주었다.
  귀화한 외국인, 그것도 동남아처럼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가 아닌 미국이나 유럽에서 귀화한 백인의 존재는 서구 콤플렉스에 주눅 들어 있는 한국인에게 뿌듯한 자긍심을 선사한다. 그뿐이랴. 귀화, 그 자체만 해도 반갑거늘 그들은 한국인의 인정과 풍속을 '서구에서는 오래 전에 사라졌거나 아예 찾아볼 수도 없는 살맛 나는 세계'로 치장해 주기까지 한다. 귀화 백인이나 한국인과 결혼한 백인들은 IMF 직후 피상적인 한국병을 진단하는 데 잠시 이용되기도 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 본연의 역할로 돌아갔다. 한국 사회의 부조리와 전근대성에도 나름의 미덕이 있다는 면죄부를 발부해 주고, 한국인의 서구 콤플렉스를 위무해 주는 바로 그런 역할 말이다.                                   <장정일의 '공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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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개신교 측은 '살인을 하지 말라', '이웃을 사랑하라'는 성경 말씀을 따르는 여호와의 증인의 성서 해석을 사이비로 여기고 또 타종교와의 형평성 문제를 시비 삼지만, 오태양 씨를 비롯한 불교와 천주교 등의 여러 종파에서 다발적인 양심적 병역거부 운동이 벌어짐으로써, 스스로 벌거벗은 임금님이 될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불자인 오태양 씨의 양심적 병역거부 선언에도 불구하고 대체 복무를 바라보는 종교계의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박노자의 진단대로 "'주류' 종교 집단들은 대부분 일제 시대의 전례대로 국가와 타협하거나, 독재 국가와 충돌한다 해도 '신성불가침한' 안보와 병역 문제는 건드리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생을 죽이는 것은 "부처를 죽이는 죄"임에도 불구하고, 임진왜란 시에 승병을 일으켰던 서산대사와 사명당의 호국 불교 전통에 깊이 침윤된 불교계는 "국가의 제도적 폭력(군대)"에 대해 한 번도 깊이 고민해 보지 않았다.
   김용옥 선생의 「나는 불교를 이렇게 본다」에 따르면, 신라 이흥년간(진흥왕, 법흥왕)에 확립된 호국 불교의 이념 가운데 호국의 호(護)는 '나라를 지킨다'는 뜻이 아니라 '나라를 만든다'라는 뜻이며, 국(國)은 '불국'을 의미한다. 즉 신라 건국기에 다듬어진 호국 불교라는 높은 뜻은 본디 불국토를 만든다는 말이지,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군대에 가서 적국을 살생해도 용납된 다는 식의 국가주의 해석으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한 것이다. 
                                     
                                                                                                      <장정일의 '공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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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사후, 우리는 두 개의 수수께끼와 대면한다. 하나는 박정희 주변 인사들(김정렴, 선우연)이 제기한 평화적 정권 이양 가능성이다. 그들은 김재규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박정희가 핵을 개발하고 자주 국방의 기틀을 완전히 다진 다음에 김종필에게 대권을 물려주고 미련 없이 정계를 은퇴하려 했다고 주장한다. 유신 헌법 아래서 똑같은 공화당 인사 그것도 조카사위에게 선거도 아닌 추대로 '대권을 물려주는' 것을 일컬어 평화적 정권 이양이라고 말하는 박정희 주변 인사들의 요상한 사고 구조는 따지지 말자. 첫 번째 수수께끼가 평화적 정권 이양과 박정희의 정계 은퇴 가능성에 대한 것이라면, 이어지는 수수께끼는 "국민의 희생을 막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박정희를 제거할 수밖에 없었다"는 김재규의 주장이다. 그는 군사 법정에서 공개하기를, 부마 사태로 인한 데모가 다른 도시로 확산될 것 같다는 보고를 받은 박정희가 "만약에 서울에 4.19와 같은 사태가 일어난다면 내가 직접 발포 명령을 내리겠어. 자유당 때는 최인규나 곽영주 같은 친구들이 발포 명령을 내렸다가 사형을 받았지만, 대통령인 내가 명령한 걸 가지고 누가 뭐라고 할 거야? 나를 사형에 처할 수 있을 것 같아?"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때 곁에 있던 차지철이 "캄보디아에서는 3백만 명이나 죽었는데 우리가 1,2백만 명쯤 희생시키는 것이야 뭐가 문제가 되겠습니까?라고 응대했었다. 그러므로 두 번째 수수께끼는 부마 사태의 확산에 따른 유혈 사태 여부가 될 것이다. 
  신용구는 첫 번째 수수께끼에 대해 다분히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라고 말한다. 평생 거세 불안과 죽음의 공포에 시달렸던 박정희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메시아적 환상에 사로잡혔었다는 것은 앞서 말한 바 있다. 저자에 의하면, 1977년 쌀 생산량이 4천만 섬을 돌파해 자급자족의 길이 열림으로써 박정희는 메시아적 욕구와 자기애적 환상 충족에 바짝 다가섰으며, 핵 개발에 의한 자주 국방에만 성공하면 폭군적이고 변덕 많은 아버지인 미국의 종속에서 탈피하거나 최소한 대등한 관계를 맺게 됨으로써 무의식적인 죽음의 공포에서 완전히 해방될 수 있었다고 한다. 자급 자족과 자주 국방이 완료됨으로써 자아의 안정을 되찾고 정치적 유연성도 회복하게 되었으리란 게 저자의 추측이다. 첫 번째 수수께끼의 답변과는 상반되게도, 저자는 두 번째 수수께끼에 대해서 역시 그랬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한다. 박정희의 생존욕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공격성 그리고 자기애적 환상은 절대 국민으로부터 유기되는 자신의 처지를 방관하지 않았을 것이란 게 그 이유다.


<장정일의 공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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